2025년 6월 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광장>은 단 7화로 압축된 ‘리미티드 느와르’입니다. 한때 서울을 쥐락펴락했던 전설 남기준(소지섭 분)이 동생 기석의 죽음 뒤에 숨은 진실을 찾아 11년 만에 복귀한다는 설정은 단순하지만, 조직 간 권력 구도와 복수 서사를 촘촘히 엮어 시청자 몰입도를 끌어올립니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국내 “오늘의 TV 프로그램 TOP 10”을 하루 만에 점령하며 화제를 모았죠.
복수의 서막이 열리다
형제가 서로의 약점이 되지 않기 위해 조직을 떠났던 기준. 그러나 기석이 의문의 습격으로 사망하며 모든 규칙이 깨집니다. 주운(허준호)과 봉산(안길강)의 두 조직은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후계 구도를 둘러싼 수면 아래 암투가 들끓고 있습니다. 기준은 캠핑장 주인으로 살아온 지난 10년을 접고, 동생의 마지막 흔적을 좇아 ‘광장’—과거 자신이 군림하던 구역에 다시 발을 들입니다.
이름값이 증명한 7인의 존재감
- 남기준(소지섭): 단칼에 상황을 제압하는 카리스마와, 동생에 대한 죄책감을 품은 인간적 면모가 공존합니다.
- 이주운(허준호) & 구봉산(안길강): 도심 양분 조직의 수장답게 무게감은 충분하지만, 드라마 후반부에서 의외로 무력한 모습이 드러나 호불호가 갈립니다.
- 이금손(추영우): 검사라는 ‘합법’의 탈을 쓴 야심가. 광장을 뒤흔드는 진짜 흑막으로 급부상하며 신예답지 않은 존재감을 입증했습니다.
- 차영도(차승원): 원작엔 없던 오리지널 캐릭터. 빌런과 해결사 사이를 오가는 애매한 포지션이지만, 특유의 능청‧사악함으로 극의 긴장을 끌어올립니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빅 네임’ 덕분에, 다소 전형적인 복수극 서사도 한층 풍성해졌습니다.
“한국판 존윅”이라 불릴 만한가
초중반엔 ‘원펀치 불주먹’ 콘셉트가 다소 만화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1대다 전투·도구 활용·근접 격투 등 액션 스펙트럼이 다채로워집니다. 특히 6화 주차장 난투신은 좁은 공간 특유의 답답함과 긴장감을 극대화해 시선을 잡아끕니다. 다만 음악·색보정이 누아르 특유의 침잠한 무드를 살리지 못하고 ‘밝은 EDM’으로 치우친 부분은 연출적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원작 웹툰 vs. 드라마
동명의 네이버 웹툰은 ‘누가 왜 기석을 죽였나’가 아닌 ‘기준의 자비 없는 응징’에 집중해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반면 드라마는 차영도·금손의 ‘이중 반전’을 추가해 미스터리 퍼즐을 강조했습니다. 웹툰 팬들에게는 “핵심 감성이 희석됐다”는 비판이, 드라마 입문자에게는 “탄탄한 킬링타임 범작”이라는 평가가 동시에 나오죠. 변화의 명암이 극명히 갈린 지점입니다.
관전 포인트 & 호불호 체크리스트
- 고수위 액션: 청불 등급답게 잔혹 장면이 빈번하니 고어에 약하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 7화 완결형: 시즌2 떡밥 없이 깔끔히 끝나서 ‘정주행’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 음악·톤 불균형: 누아르 분위기를 기대했다면 다소 싱거울 수 있습니다.
- 전설의 귀환 서사: “주인공 무쌍” 클리셰를 좋아한다면 만족도↑, 신선함을 원한다면 변수↓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 넣을 가치가 있을까
결국 <광장>은 ‘심플한 복수극을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낸 7부작 액션느와르’라는 목표엔 절반 이상 성공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소지섭의 존재감과 후반부 액션, 그리고 웹툰과 다른 결말에서 오는 신선함 덕분에 주말 몰아보기용으로 추천할 만합니다.
IMDb 평균 7.7점이라는 해외 반응도 긍정적이죠.일단 1화를 재생해 보고, 기준의 첫 등장 시퀀스에서 느껴지는 ‘전설의 귀환’ 설렘이 끌린다면 끝까지 달려볼 가치는 충분합니다.